젠더가 어쨌다고?[머리 짧은 여자 조재] ‘젠더 무법자’를 읽고 ‘본인도 모태 신앙을 가진 기독교 신자이다. 따라서 성경에서 금지한 동성애가 이 사회에 확산되는 것에 반대한다. 동성애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게 아니라, 동성애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차별하는 것에 반대한 것이다.’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측이 동성애를 찬성하는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면 안 된다며 공세를 펼치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한 말이다. (CBS노컷뉴스, 2016년 4월 11일자, “표창원 ‘동성애 옹호 논란’의 진실”) 당시 야당에 힘을 싣고자 했던 사람들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발언이었다는 반응이었다. 내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정치는 서로 견해가 다를 수..
여성의 건강권 문제로 바라본 ‘성폭력’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선생님, 내가 뭘 잘못했소?” 전화기 너머로 따지듯 말했다. 그가 지쳐가고 있었다. 그의 억울함과 분노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자신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억울함이 꾹꾹 눌러 담긴 그때의 목소리를 아직 희미하게 기억한다. 2001년, 나는 여성단체에서 상근을 하고 있었고 그는 직장 내 성폭력 피해로 상담을 해온 내담자였다. 생산직 노동자이고, 중년여성이자, 가장이었던 그는 사내에 만연한 성폭력에 대해 피해자들 ‘대표’로 문제 제기한 내담자였다. 정말 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