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열심히 살아오지 않았어요” 두 번째 이야기 ※ ‘줌마네’에서 지난해 9월 이라는 이름의 캠프를 열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거나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그래서 가시화되지 못한 여자들의 일 경험에 이름을 붙이고 당사자 스스로 그 의미를 찾아내기 위한 자리였다. 그 1박2일간의 이야기를 참가자였던 오보의 시선으로 담아낸 글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른 살의 한 여자가 이력서에는 담을 수 없었던, 지난 시간들 속의 자신과 마주하는 과정의 기록이기도 하다. ▶ “줌마네 캠프 2017: 인간적으로 돈 버는 힘 기르기. 나를 구성해온 일들의 기록.” 참가자들 ⓒ줌마네 밀담들 우리는 이전보다 더 가까이, 큰 방에 둥그렇게 모여 앉았다. 진행자 오솔이 말문을 열었다. “저는 춘천으로 2년 정도 내려가서 살았던 적..
이력서를 쓰는 밤 첫 번째 이야기 ※ ‘줌마네’에서 지난해 9월 이라는 이름의 캠프를 열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거나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그래서 가시화되지 못한 여자들의 일 경험에 이름을 붙이고 당사자 스스로 그 의미를 찾아내기 위한 자리였다. 그 1박2일간의 이야기를 참가자였던 오보의 시선으로 담아낸 글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른 살의 한 여자가 이력서에는 담을 수 없었던, 지난 시간들 속의 자신과 마주하는 과정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력서의 채워지지 않는 빈 칸 이력서를 쓰다보면 어느새 밤이 된다. 이름까지는 딱 적기 좋다. 다음은 생년월일과 나이. 벌써 서른이다. 자격증은? 없고, 경력에 해당되는 건 딱 하나, 나머지는 다 경험들뿐이다. 한 칸 한 칸 다음 항목을 읽어 본다. 가치, 포부,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