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에 관한 출처 모를 ‘썰’과 우상숭배의 결과 릴레이 서평⑤ 김자아 그럼, 입으로라도 해줘 나는 첫 경험의 기억보다 첫 경험 ‘시도’의 패배감을 더 또렷이 기억한다. 언젠가 할 것이라면 당시 만나던 남자친구랑 빨리 해치워버리고 싶었던 20대 초반, 알코올의 힘을 빌려 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목표에 진입했다. 그런데 문득 내 위에 올라타 브레이크가 고장 난 머슬카처럼 혼자 날뛰고 씩씩대는 그의 모습에 불쾌감이 들어 술이 확 깼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하며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만해”라고 말할 수 없었다. 나도 불을 붙였으니 책임이 있다는 생각, ‘원래 성인 여성의 섹스란 이런 거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내가 멈춰 세우면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겨털은 남기고 머리털은 밀었습니다[이가현의 젠더 프리즘] 다섯 여자들의 삭발 그 후…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이가현님은 불꽃페미액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 친구들과 함께 삭발을 하다. ⓒ이가현 여자, 삭발을 결심하다 ‘십시일반’의 의미를 아는가?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모아 한 사람의 밥이 완성된다는 의미이다. 어렸을 때 읽은 만화에는 ‘십시일반’을 설명하는 에피소드가 나왔다. 가난해서 일터에 밥을 싸가지 못하는 남편이 다른 동료들의 밥 한 숟가락씩을 받아서 밥을 먹자, 이를 두고 볼 수만 없었던 아내가 자신의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서 밥을 마련한 구슬픈 이야기였다. 언론을 통해 여성노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