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의 멘토 찾기(1) 주민운동가 김혜정 나의 멘토 이야기 이런 날이 있다. 인생이라고 내가 산 서른 즈음까지 한 시 쉼도 없이 내달려왔지만 어느 목적지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도 희미해져 버린 날. 뒤돌아보면 제대로 만들어 놓은 길 하나 없고, 남들 다 가는 지름길 나만 미련 곰탱이 같이 못 찾고 눈앞에 돌덩이들만 치워대고 있다 싶은 날. 누구는 생애주기 큰 분기별로 사춘기 오춘기가 온다고 하던데, 내 타로 카드라는 7번(전차) 속성 때문인지 사주 할배 말마따나 밥숟가락 놓는 순간까지 일할 팔자라서 그런지, 좀 됐다 싶으면 또 해결해야 할 거리들이 튀어나와 나는 곧잘 에너지 방전 위기를 맞곤 한다. ‘누가 나 좀 끌고 가주면 안되나’ 기원하며 눈물 흘려보지만, 언제나 나를 지켜줄 것 같던 ..
[일다] 윤하의 (8) 내 몸을 사랑한다는 건 여성주의 의료생협에서 라는 전시회를 개최한다며, 내게 유방사진을 보내줄 수 있는지 문의해온 적이 있다. 평소에도 남들 앞에서 튀는 행동을 못하는 내가 신나서 유방사진을 보냈을 리 없건만, 요즘은 그러지 못하는 것이 마치 내 처지 때문이라고 여겨질 때가 있다. 그건 목이 깊이 파인 옷을 입거나 비키니를 즐기지 않으면서, 마치 가슴 때문에 그런 옷을 못 입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과 비슷했다. ‘나도 이런 전시회에 유방 사진을 당당히 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생각했다. 그러나 그럴 자신이 없다. 나는 유방이 하나밖에 없다. 그리고 수술자국 선명한 싹둑 잘린 민가슴 한 쪽. 5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전절수술을 해야 한다는 외과의 결정이 내려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