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참 짧으시네요”[머리 짧은 여자] 연재를 시작하며 * Feminist Journal ILDA 전에 봤던 아주 무례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2016년 3월의 이야기다. 그날도 나는 카페를 지키고 있었다. 저녁쯤 됐을 때 누군가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카페에 들어왔다. 젊은 남자였다. 그는 어리바리하게 다가와서는 여기가 인문학카페가 맞느냐는 말을 했다. 상당히 정중한 사람이었고, 우리 카페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수도권에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춘천까지 와서 활동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그가 갑자기 뜬금없는 말을 했다. “근데 머리가 참 짧으시네요. 멀리서 보고 남자인줄 알았어요. 얼굴도 예쁘신데 머리를 왜 이렇게 짧게 하고 다니세요?” 세 문장으로 나를 이렇게 기분 나쁘게..
페미니스트, 오르가슴을 말하다 독일에서 몸해방 프로젝트⑧ _하리타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새로운 관계 맺기와 삶의 변화를 통해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 “몸해방 프로젝트” 편이 이어집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나의 가장 순수하고 내밀한 기쁨, 자위 이번에는 여성의 자위, 여성 고유의 성적 욕구와 에너지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사실 좀처럼 글을 써내기 어려웠다. 정치판이 막장이고 시국이 이리 어지러운데, 한국의 동지들은 주말마다 촛불집회 다니기 바쁜데 웬 자위타령? 하는 자기검열의 목소리도 들렸고, 심난한 뉴스, 밀린 일 더미, 우중충한 날씨 탓인지 내 성적 에너지는 요즘 바닥을 치고 있다. 하지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