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페미니스트, 20대 대선 그리고 이후를 이야기하다 (상)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선거 기간 동안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20대 여성은 어젠다 형성에 뒤처지고 있다”, “‘여자라서 죽었다’, ‘머리가 짧아서 맞았다’, ‘데이트폭력’, ‘교제살인’ 등의 용어만 난무하고 추상적인 이야기만 한다” 등 여성혐오의 말을 쏟아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그리고 지난 안희정, 故박원순, 오거돈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진지한 반성 없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많은 여성과 페미니스트들을 실망시켰다. 페미니즘 정당을 내세운 정의당과 심상정 후보가 고군분투했지만 양당구도를 무너뜨리긴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30 여성들의 표심..
한국 상황에서 읽기 나는 대학에서 여성학을 가르친다. ‘젠더’나 ‘섹슈얼리티’, ‘여성’과 같은 단어들을 포함한 수업을 맡게 되는 나는 첫 출석을 부르며 학생들에게 수업을 듣게 된 이유나 동기를 묻고는 한다. 몇 해 동안 공통적인 답변 하나는 ‘젠더가 굉장히 중요해 보이는데 정작 젠더가 무엇인지는 누구도 가르쳐준 적이 없어요’, ‘젠더갈등이나 남녀갈등이 너무 심각한 것 같지만 왜 이렇게까지 된 것인지 모르겠어요.’ 류의 대답들이다. ▲ 안느 샤를로트 위송, 토마스 마티유 저/강현주 역 표지 이미지 (출처: 청아출판사)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 ‘젠더’는 때로는 시대를 선도하거나 힙스터처럼 보이게 하는 유행어처럼, 때로는 사회를 뒤흔드는 갈등과 분열, 혼란의 핵심어처럼 이곳저곳에서 넘실댔다. 단어는 흔해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