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장 같은 나의 공간, 고시원[머리 짧은 여자, 조재] 나를 돌보기 아침에 50분 더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구리 친구 집에서 강남 고시원으로 거취를 옮긴 까닭이다. 출퇴근 시간 지옥버스, 지옥철을 타지 않아도 되니 여유가 생겼다. 이 여유라는 것을 담보로 한 달에 32만 원을 지불한다. 32만 원짜리 공간은 주거 공간이라기 보단 서랍장 같은 느낌이다. 효율적으로 물건을 담기 위해 따박따박 칸막이 쳐진 서랍장. 효율적인 싱글침대, 효율적인 옷장(이라기 보단 옷걸이), 효율적인 책상, 효율적인 의자, 효율적인 미니 냉장고! 딱 이정도 물건이 아주 효율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단잠 자는, 효율성을 싫어하는 효율적인 인간 하나. ▶ 나를 위한 가장 티나는 돌봄, 빨래 ⓒ머리 짧은 여자, 조..
내 ID는 강남미인, 되살린 ‘쌍년’의 기록통속적인 문법으로 비범성을 드러내는 웹툰 (나하) ※ 이 기사의 필자 나하님은 연세대학교 페미니즘 학회 Alice와 실천단 ‘97년생 김나영’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페미니스트저널 전체 기사 쌍년이 있다.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이고 속물적인, 원하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쟁취하려 하고야 마는 년이 있다. 오랜 세월동안 ‘쌍년’이란 단어는 남성에게 있어선 기피하고 혐오하면서도 결국엔 구애의 대상으로 자리 잡는 이들을, 여성에게는 워너비면서도 닮지 말아야 하는 이들을 의미했다. 최근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이 단어를 ‘자신의 욕망을 발산하는 주체적 여성상’으로 정의하며 전유하기 시작했다. ‘원하는 모든 걸 실천하려는 여성’으로 역사를 걸어온 수많은 인물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