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0년’ 해고된 여성들을 기억하며 당신의 고통과 희생에 위로를…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IMF 20년’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는 이야기 올 한해 ‘IMF 20년’을 조망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나는 IMF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돌 같던 그의 어깨가 떠오른다. 그를 만난 건 아픈 여성들과 함께하는 몸 워크샵이었다. 몸의 움직임을 통해 마음을 살펴보는 시간으로 춤과 요가 사이에 있는 움직임 워크샵 같은 형태였다. 워크샵 강사는 ‘척추는 몸에 새겨진 자서전’이라고 했다. 이어서 두 발을 벌리고 나무가 뿌리를 내리듯 발을 바닥에 밀착시키고 단단히 서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머리를 천천히 바..
“법은 다 지켜요”의 의미[머리 짧은 여자, 조재] 내가 원두인지 원두가 나인지 지난 8월, 카페 극성수기에 해당하는 여름 시즌부터 일을 시작했다. 카페 오픈 전부터 밀려드는 손님에 허덕이는 하루하루. 비좁은 공간에서 커피 자판기가 된 것 마냥 커피를 내린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된데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틈틈이 해야 하는 매장관리다. 과일, 일회용품, 원두, 기타 재료, 소모품 등 물건을 부족하지 않게, 하지만 좁은 공간에 넘치지 않게 차곡차곡 채워 놓는다. 또 여러 과일을 자르고, 다듬고, 무게를 재고, 얼리고, 정리하는 것도 하루 일과다. 이 모든 것은 따로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없는 틈틈이 눈치껏 해내야하는 일이다. 이 카페에서 손님이 없는 시간이란 길어야 5분 남짓.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