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6) 왜 지금, 용산참사를 기억해야 하는가? 우리 모두 꽝꽝 얼어붙은 주검 옆에서 고통 받고, 부끄러워하며, 오랫동안 아파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음 우리가 내릴 역, 또 그 다음 역은 언제나 용산참사역일 것이다. (윤예영, ‘용산으로 이어진 길, 가깝고도 먼’,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실천문학사, 2010) 지난 겨울, 난 두 번 용산에 다녀온 것 같다. 아니, 세 번이었나? 용산은 내게, 매 번 미로 속 같았다. 좀 더 값싼 컴퓨터 부속품들을 찾아 전자상가를 어지러이 헤매고 다녔고, 끼니 때우기에 적당한 음식을 찾지 못해 백화점 식당가에서 이리저리 방황했던 기억이 난다. 몸이 미로에 갇혔던 것처럼 마음도 그 속을 빠져나가지 못했던지, 4호선 용산역을 오르내..
국민주택기금 대출규정은 ‘연령, 혼인 상태에 따른 차별’ 1975년 11월 생인 수현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10년 전부터 집에서 분가해 단독세대주로 살아오고 있다. 2년, 짧게는 1년마다 이사를 다니며 전세, 월세를 전전해왔다. 최근 또 이사를 앞두고 있는데, 전세 값이 올라 대출을 받아야만 집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주택기금의 대출규정인 “만 35세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고민 중이다. 무주택 국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설치된 국민주택기금인데, “왜 35세 이하의 단독세대주는 전세자금대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걸까?” 수현씨는 의문을 던진다. ‘일찍부터 독립해서 살아왔는데도, 해당 연령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열악한 주거환경 1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