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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기금 대출규정은 ‘연령, 혼인 상태에 따른 차별’ 
 
1975년 11월 생인 수현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10년 전부터 집에서 분가해 단독세대주로 살아오고 있다. 2년, 짧게는 1년마다 이사를 다니며 전세, 월세를 전전해왔다. 최근 또 이사를 앞두고 있는데, 전세 값이 올라 대출을 받아야만 집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주택기금의 대출규정인 “만 35세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고민 중이다.
 
무주택 국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설치된 국민주택기금인데, “왜 35세 이하의 단독세대주는 전세자금대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걸까?” 수현씨는 의문을 던진다. ‘일찍부터 독립해서 살아왔는데도, 해당 연령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열악한 주거환경 1인 가구 증가…전세대출 기준 ‘불합리’
 

▲ www.newjinbo.org/xe/ytsignature ©진보신당

정부는 전세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무주택 서민층에게 값싼 이자로 최고 6천만 원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다. 다수의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다.

 
근로자.서민 주택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선 세대주 또는 단독세대주로 인정이 돼야 한다. 그러나 결혼을 하지 않은 “만 35세 이하 단독세대주”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 이러한 규정에 반발하며 “35세 미만의 단독세대에게도 전세자금을 대출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져, 진보신당에서는 집단 민원을 시작했다.
 
나영정 진보신당 정책연구위원은 “가족구성의 변화로 1인 가구는 증가하고 있고,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청년 1인 가구는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 놓여있다”고 설명하며, “나이나 결혼 유무로 정책의 수혜 대항을 제한하는 것은 법적 근거도 없고 타당한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국토해양부가 35세 미만에게도 대출을 허용할 경우 “연간 1천7백억 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난색을 표했지만, 해당 액수는 “전체 기금의 0.03%에 지나지 않아 배제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청년실업시대, 부모에게 붙어 살거나, 결혼하거나?
 
특히 지금과 같은 청년실업 시대에 정부의 전세자금대출제도가 청년층의 빈곤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20대 중반인 ‘김네’씨는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은 “대부분 하숙을 하거나 자취를 하며, 불안정한 주거생활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김네’씨도 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 문의를 해보았지만, 신청자격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또한 “결혼을 하면 상황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화여대 레즈비언 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활동가이기도 한 ‘김네’씨는 “동성애자 커플은 제도적으로 관계를 인정받지 못하는데, ‘결혼’을 기준으로 전세자금대출자격을 구분하는 것은 부당한 일 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이처럼 집단 민원운동에 참여한 청년층들은 “학업과 취업 준비로 고시원을 전전”하거나, “어렵게 직장 다녀 번 월급을 월세로 다 날려버리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호소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이들에게 “부모에게 딱 붙어서 살거나, 결혼을 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전세대출 규정은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보신당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35세 미만 단독세대주도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으로 500여명의 서명을 모은 집단민원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조이여울 기자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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