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창아가 만난 사람] 커피농사꾼 노진이의 모험 1980년대 초입, 중학생이던 나는 시험을 앞두고 바짝 긴장했다. ‘마시면 잠이 안 온다’는 신기한 물질에 대한 정보를 들은바 있어, 기어이 어른들이 마시는 일제 커피의 쓰디쓴 커피 맛을 알게 되었으니. 시험결과는 기억이 안 나지만, 분명한 것은 그때부터 나는 커피의 충실한 노예가 되었다는 것이다. 커피를 마셔서 피부가 까무잡잡하다는 놀림을 받더라도 포기할 수 없었던 그 맛은, 황금비율 커피믹스가 나온 이후로도 하루 7~8잔은 기본으로 이어졌다. 그 달달한 맛이 헝클어지고 부서지고 건조하던 시절에 위로가 되어주고 나름 창조적 활동에 기여한바 크니, 몸에 해로운 것이 정신에 이로운 이놈의 독한 '중독'이라니. 게다가 요즘은 핸드드립 커피 맛을 알게 되어 핸..
4월 말에 장애여성 활동가 재충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주에 다녀왔다. 제주의 생태환경 속에서 활동가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금 전망을 찾으려는 취지였기에, 자연 속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진정한 자신과의 만남과 대화를 시도해보았다. 활동보조인을 포함한 총 10명의 구성원 중 휠체어사용자가 3명이었고, 뇌성마비 장애여성도 1명 있었다. 제주도에서 생태환경운동을 하고 있는 안내자를 잘 만난 덕분에, 우리의 여행은 만족스러웠다. 사실 내겐 제주도 여행경험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에는 안내자인 고제량(제주자연치유시민모임 사무처장) 선생님이 해주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로 인해 예전에 그저 스쳐 지나갔었던 그때 그 장소가 다르게 다가왔다. 제주도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함으로써 비로소 제주도를 살아있는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