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고제량의 제주 이야기(1) 생명을 살리는 한라산의 품에서 ※관광개발로 파괴되는 제주의 환경훼손을 막고 대안적 여행문화를 제시하는 생태문화여행 기획가 고제량님이 쓰는 제주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관광지’가 아닌 삶과 문화와 역사를 가진 제주의 참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편집자 주 제주도 섬 토박이 고제량입니다. 어렸을 때는 섬이 좁아 뭍으로 나가고 싶어 갖은 애를 썼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섬이 대륙보다 크다고 느꼈던 그 느닷없는 날 이후로 더 이상 섬을 떠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대학 3학년 때쯤인가?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가는데 한라산이 얼마나 크게 보이던지……. 그 날 이후로 한라산은 단순 산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한라산은 제주 사람들에게 산이라는 의미를 ..
[박진창아가 만난 사람] 30년째 을 운영 중인 이복자씨 문득 누군가의 인생을 마주하는 것이 마치 제주바당(바다)에서 ‘보말 줍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말은 ‘고둥’을 뜻하는 제주말로 먹보말, 코트다기보말, 수두리보말, 매옹이 등 제각각 생김 다른 것이 몇 가지나 된다. 제주바당 동네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보말은 여름날 간식거리이자 간장 종지 안에 탐스럽게 또아리 튼 밥반찬이었는데 난 늘 밥상머리에서 그 보말을 비행접시 보듯이 유심히 응시하곤 했었다. 해녀인 어머니가 보말을 해올 때도 있고 할머니, 친구들과 물 싼 바당에서 보말을 줍기도 했다. 그것을 삶아 식힌 후에 굿가시낭(굿가시나무)으로 돌돌 휘감겨있는 보말 속살을, 그야말로 생긴 대로 쏘옥~꺼내는 고난도의 손놀림은 종종 아이들의 내기시합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