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주인공 된 ‘진짜 생일’을 바란다 장애여성단체 활동을 하는 내게 4월은 아마도 일년 중 가장 바쁜 달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봄바람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계절이기에, 평소 장애인들을 고려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이동해야만 하는 장애인들을 움직이게 하기에 충분한 날씨인 탓이다. 장애인들은 으레 날씨에 민감하기 마련이어서, 비나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면 외출을 되도록 자제하므로 모임이 성사되기가 어렵다. 하지만 4월은 그렇지가 않아 여러 가지 모임으로 분주해지곤 한다. 게다가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어서 20일부터 한 주일 동안으로 정해진 장애인주간에는 장애 관련 각 단체들의 행사와 모임이 다채롭게 펼쳐지곤 한다. 때문에 단체활동가들이라면 누구라도 눈코..
도로시 허먼의 평전 대부분의 어린이용 위인전처럼 헬렌 켈러 역시 위인전에서 장애를 이겨내고 인간적 승리를 거둔 여성이자 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노력한 천사 같은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천사’라는 박제된 이미지와 판에 박힌 서사를 걷어내고 난 후의 많은 것들이 궁금해진다. 헬렌이 정말 ‘천사’같은 성품만을 지니고 있었을까? 평생 예외적인 장애인으로써 관찰 당하면서 살아야 했을 텐데 억하심정이 생기지 않았을까? 평생을 바쳐서 헬렌을 가르친 애니 설리번은 과연 어떤 심정이었을까? 도로시 허먼은 대중적인 이미지 뒤에 가려진 헬렌 켈러의 입체적인 모습을 발굴해낸다. 여기에는 4년간에 걸친 철저한 자료 조사가 뒷받침됐다. 헬렌 켈러가 미국에서 매카시즘이 유행할 때 몇 차례 FBI의 혐의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