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이 충돌하는 순간 김효진님은 의 저자이며, 장애여성네트워크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여성단체, 장애인단체들과 연대하면서 순간순간 예민하게 부딪치는 지점이 생긴다. 언뜻 서로가 지나치게 사소한 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꼼꼼히 되짚어보면 그것은 결코 개인적이거나 단순한 맥락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맥락이 있기에 부딪히게 되는 문제들이다. 얼마 전 일이었다. 한 장애인단체의 연대회의에 참석하고 나서 함께 식사를 하게 됐다. 회의참석자 대부분이 중증장애를 갖고 있어서, 편의시설이 구비된 식당을 찾기도 어렵고 이동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상황을 고려해 회의실에서 배달음식을 먹기로 합의했다. 설렁탕과 굴 국밥 중 하나를 선택해 배달되어 온 음식을 먹고 있는데, 회의를 주..
꽤 괜찮은 우리들의 '몸' 지난 여름, 장애여성인 우리들의 ‘몸’을 주제로 해서 사진작업을 했고, 드디어 이번 주에 그 결과물을 선보이게 될 전시회를 앞두고 있다. 2009 세계장애인문화예술축제 기간 중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사진전을 열게 된 것이다. 한 여성작가의 스튜디오에서 평소 남에게 보이기 싫었던 모습을 드러내며, 어떤 이는 생각보다 자기 몸이 예쁘다며 좋아했고, 또 한 이는 그토록 심하게 휘어져 있는 자기 몸과 대면하며 당혹스러워했다. 또 평소 등에 길게 나 있던 수술자국을 두고 지네 같다던 여동생의 말 때문에 흉할 줄로만 알았던 뒷모습에 스스로 반해버린 이도 있었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클라이맥스는 저신장(LP)장애여성 세라와 지적장애여성 은혜였다. 평소 안면이 있던 세라에게 모델을 제안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