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선’ 넘는 글을 쓰는 발달장애인, 김유리 *‘싸우는 여자들 이야기’를 기록한다. 지금 내가 선 자리를 지키는 일도, 정해진 장소를 떠나는 일도, 너와 내가 머물 공간을 넓히는 일도, 살아가는 일 자체가 투쟁인 세상에서 자신만의 싸움을 하는 여/성들을 만났다. 세상이 작다거나, 하찮다거나, 또는 ‘기특하다’고 취급하는 싸움이다. 세상이 존중할 줄 모르는 싸움에 존중의 마음을 담아,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고 공부하고 노동하는 11명의 필자가 인터뷰를 연재한다. [싸우는여자들기록팀] 발달장애인이라고 하면 늘 ‘지적인 문제로,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은 결국 세상의 문법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한다...
[만만찮은 그녀들의 이야기] 손 없는 색시 옛이야기에는 여성이 일생 동안 겪을 수 있는 가부장제 폭력의 수많은 사례가 있다. 는 부모로부터 끔찍한 학대를 겪고 살아남은 여성의 생존기다. 아버지가 딸의 손목을 작두로 댕강 자르는 대목에서는 몸이 오그라든다. 이렇게 피가 철철 흐르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은 가족제도의 폭력성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잔혹한 이야기 속에는 세 명의 어머니가 있다. (한국구비문학대계 1983년 대구 김음전의 이야기) 처음 등장하는 어머니는 주인공의 계모다. 옛이야기에서 계모는 생모가 아니라기보다 모성의 다른 면을 나타낼 때가 많다. 어머니는 체액인 젖을 주고, 똥오줌을 비롯한 가장 내밀한 몸의 비밀을 공유하는 최초의 타인이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의 첫사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