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주 넓히고 피해자 보호 강화, 반의사불벌 폐지 등 요구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끔찍한 범죄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살해, 강간 등의 강력범죄가 부각되지만 그 범죄 과정을 살펴보면, 많은 경우 스토킹과 데이트폭력, 가정폭력에서 이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스토킹 범죄가 경범죄에 불과했던 탓에 ‘사소한 것’, ‘피해자의 과민한 반응’으로 여겨지는 일이 잦았다. 그만큼 스토킹 피해자의 고통이 방치되었고 더 큰 피해를 야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토킹 범죄 관련 법제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오랫동안 제기된 결과, 지난 4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올 10월 21일 시행될 예정이다. 이로써 경범죄처벌법의 ‘지속적 괴롭힘’ 조항으로만 다루어지던 스토킹 ..
의자: 움직이는 여성성의 거처 그동안 사물/객체/대상으로 인식되어온 여성과 오브젝트의 만남은 우연하고 필연적이다. 앞으로 연재할 글들은 여성과 오브젝트가 연결되고 욕망하고 합일하고 분열되어 결국 각각 아름답게 존재하게 되는, 세계가 잠시 오작동하는 순간들의 재구성이 될 것이다. 둘 사이에는 뚜렷하게 실감되는 슬픈 힘이 있다. ▲ 의자: 움직이는 여성성의 거처 (출처: 플리커) 여성과 오브젝트: 의자 볕이 사나왔다. 걸어서 20분 거리라고 가볍게 의자를 들고 나오는 게 아니었다. 한여름, 한낮, 쨍쨍하게 퍼붓는 햇살 아래 두 팔을 번쩍 들고 벌서듯 의자를 들고 있는 내가 너무 바보 같아서 쿡, 웃음이 났다. K의 집에 가는 길이었다. 나는 그걸 알지만 거리의 사람들은 몰랐다. 내가 든 의자와 내 얼굴을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