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곳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꽃을 던지고 싶다] 11. 등굣길에 겪은 성폭력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4월의 악몽과 상관없이 시간은 흘렀고, 나는 13살이 되었다. 일 년의 시간은 조금은 나를 회복시켜 주었다. 질긴 생명력으로 하루하루 견뎌내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던, 스승의 날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집에 있기가 싫어 그 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학교 도서관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등교를 하였다. 학교는 작은 야산 위에 위치하고 있었고, 서울인데도 신생학교여서 4반까지만 있는 작은 규모였다. 조금 멀리 돌아가는 곳에는 집들이 있었고, 학생들이 다니는 길은 집들이 없는 길이였다. 대다수의 학생들처럼 가깝지만 인가가 없는..
강간당한 여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꽃을 던지고 싶다] 10. 견뎌내는 일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트라우마 생존자의 목표는 무엇일까? 궁극적으로는 그것은 트라우마를 초월하는 것도 아니고, 트라우마 희생자가 겪는 생존자의 딜레마를 푸는 것도 아닌 단지 견뎌내는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 때는 그저 견뎌내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일 수 있다. 트라우마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은 "나는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살아야만 해"라는 매일 매일 반복되는 바케트적 딜레마를 푸는 것이 얼마나 자신들을 지치게 하는 일인지 잘 이해한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