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29) 진실을 알 권리 릴(Lille)의 미리암과 에릭 부부에게 결혼여부를 묻지 않아서 이혼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솔직히 그들이 이 질문을 안 해서 좋았던 것이 사실이다. 나는 내가 이혼을 했고, 딸이 있고, 딸은 전남편과 살고 있다는 얘기를 누구에게나 스스럼없이 하지만, 묻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자진해서 꺼내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이혼했다는 말을 꺼내기가 부담스러웠다면, 프랑스에서는 아이를 만나지 않는다고 말하기가 힘들었다. 실제로 한국에서 결혼여부를 묻는 사람들에게 이혼했다고 말했을 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 ‘그런 말은 앞으로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그들은 모두 나보다 나이가 많고, 많이 배운 사람들이었다. ..
새로 볼 책 - (미디어일다, 2011) 싱싱한 유기농 만화 올해 초 농한기 때 변산공동체 분들이 서울에 잠깐 왔다. 그이들을 보고, 평소 농사지을 거라고 말하면서도 막상 준비한 건 하나도 없던 내가 부끄러웠다. 그래서 미루던 귀농운동본부 회원에 등록, 강의를 신청하고 귀농 관련 사이트를 들락거렸다. 그러다가 우연히 여성주의 저널 인터넷 사이트 '일다'에서 연재 중이던 만화 '권경희 임동순의 전원일기'를 봤다.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하던 두 여자가 시골로 내려가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재밌어서 열심히 봤다. 올봄에 갑자기 편집 일을 하게 되면서 귀농학교 강의도 한 번밖에 못 가고, 만화도 자주 못 봤다. 9월이었나? 이 만화가 책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원일기 팬'이니까 당연히 출판 기금 마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