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우울, 몸의 발견 몸을 인식하다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질병은 자신을 찾으려는 평생에 걸친 분투의 역사의 정점이다.” -게이버 메이트(홀로코스트 생존자) 1. 몸의 우울 “양성인지 악성인지 모호하네요. 조직 검사를 하거나 추이를 지켜보든가 해야겠어요.”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에서 한 MRI촬영 결과였다. ‘오른쪽 무릎 안쪽으로 뼈 안에 직경 3.7센티의 원모양의 검은 물질이 있다. 양성일 가능성이 높지만 악성일 가능성도 있다. 정확한 것은 조직검사를 해야 알 수 있다. 검사는 마취하고 뼈를 뚫어야 한다. 4일간 입원하고 한 달 보름간..
내가 맞이하고 싶은 ‘죽음’ 죽음, 의료화 그리고 백남기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지난 몇 주 동안 현기증이 심해져서 자주 집에 머물렀다. 담요를 들고 소파에서 책상의자로 그리고 다시 방바닥으로 삼각형을 그리며 다닌 날이 많다. 현기증은 그 자체로 통증이나 위 험을 만들지 않지만, 쉽게 무력감에 빠지게 한다. 심각하게 아픈 것도 아닌데 딱히 다른 무엇을 하기도 어려운 상태가 답답하다. 그래도 잠을 충분히 자라는 한의사의 말을 떠올리며, 게으름 피운다는 자책감 없이 낮잠을 자기도 한다.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생각도 많아진다. 영원히 잠드는 영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