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를 품은 건 누구일까 페미니스트 딸과 아빠의 대화 ※ 춘천에서 인문학카페36.5º를 운영하는 홍승은 씨가 기존의 관념과 사소한 것들에 의문을 던지는 ‘질문교차로’ 칼럼을 연재합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며칠 전 아빠가 카페에 왔다. 거의 6개월 만에 보는 얼굴. 서로 춘천에 있으면서도 아빠와 나는 잘 만나지 않는다. 아빠도 어색한지 나를 보며 머쓱하게 웃었다. 6개월 전, 내가 겪었던 성폭력과 낙태, 동거 경험을 글로 썼을 때, 아빠는 창피하게 왜 그런 글을 올리느냐고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그 이후로 유일한 연결고리였던 메시지도 차단해서 한동안 아빠와 소통할 수 없었다. 나를 보며 웃던 아빠는 이내 볼멘소리로 말을 건넸다. “너는 왜 자꾸 아빠 나쁜 점만 글 쓰냐? 내가 그렇..
지금 대한민국은 ‘그날 오전’ 세월호 아닙니까? ‘대통령의 7시간’ 묻기 세월호 참사 953일째입니다. 단원고 학생 2학년 1반 조은화, 2학년 2반 허다윤, 2학년 6반 남현철, 박영인과 단원고 교사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제주도민 권재근 권혁규, 그리고 이영숙 님이 아직도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 마친다던 세월호 인양은 9월로 연기되고, 11월을 기약했다가,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습니다. 세월호 선미부터 아랫부분에 하나씩 리프팅 빔을 설치하는 방식에서 선미를 들어서 한 번에 여러 개의 리프팅 빔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세월호 인양이 해를 넘기게 된 것입니다. 이미 전문가들이 위험을 지적한 방법으로 인양 작업을 하며 선체에 130개가 넘는 구멍을 내었다가,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