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아 딸을 만나러 가는 길 (49) 희망을 꿈꾸며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는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딸을 만나러 가는 길"은 딸에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이 될 것이다. - www.ildaro.com 아이와 함께 산 건 1년 9개월, 채 2년도 안 되는 기간이었다. 나는 딸과 보낸 짧은 기간이 늘 안타까웠지만, ‘우리 인연이 여기까지구나!’ 하고 체념한 채 살았다. 체념이 아니고는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열일곱 살이 된 아이를 다시 만난 첫날은 너무 우연한 만남이어서,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아, 새들이 가니 풀이 오는구나 [일다] www.ildaro.com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23) 새벽녘까지 내리긋던 빗줄기가 멈추고 잠시 하늘이 고요해진 시간. 물기 흥건한 길을 자박자박 걸어 산 아래 밭으로 향하자니, 세상 모든 것이 한층 선명하고 깊어진 걸 느끼겠다. 가까운 풍경은 물론이고, 멀리 너울대는 몇 겹의 산 능선들과 어디선가 깃을 치며 날아오르는 이름 모를 새들의 울음까지. 며칠 전 가뭄이 심했을 때와 지금이 다른 것처럼, 얼마 후 장마가 끝나고 나면 또 어딘가 달라져 있겠지. 더 무성해지고 짙어진 자연이, 8월의 햇볕 아래서는 어쩌면 숨 막히게 답답하고 조금은 잔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리라. 이렇게 생각해서인가, 이미 반이나 흘러가 버린 7월이 아쉽기만 하다. 새와의 전쟁, 남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