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염소, 효리가 아프다 충남 홍성에서 소소의 이야기(상) ※ 비혼(非婚) 여성들의 귀농, 귀촌 이야기를 담은 기획 “이 언니의 귀촌” 기사가 연재됩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통해 제작됩니다. [편집자 주] 생명이 반짝이는 만큼 죽음도 일상적인 농촌 효리가 아프다. 그래서 나도 아픈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다. 효리를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무력감과 그나마도 정성껏 잘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에, 사실은 피하고 싶다. 나는 아픈 효리로 인해 정말로 마음이 아픈 건가. 아니면 무력한 나 때문에 마음이 아픈 건가. 정말로 마음이 아픈 건가. 아픈 척 하는 건가. 안 아픈 척 하는 건가. ▲ 효리는 농장에서 키우는 유산양(乳山羊, 젖염소)이다. © 소..
그들의 대화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8)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점촌행 버스에 올라 타 ‘3’번 자리에 앉으려는데 다른 분이 먼저 앉아계셨다. ‘여긴… 제 자리…’라는 암묵적인 눈치를 주었지만, 그 분은 못 알아들은 듯 계속 내 눈만 바라보고 있다. 상황을 보니, 청각장애인 세 분이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셨나 보다. 나는 바로 뒷자리에 앉아서, 차가 떠나기 전 5분 동안 그분들이 나눈 대화를 귀 기울여 들었다. 아니, 보았다고 해야 맞겠다. 장애인복지관에서 잠시 봉사활동을 했을 때 배웠던 수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