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첫날 밤 다시 태어나다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집은 단순히 당신이 어쩌다 살게 된 가옥이 아니다. 그것은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의미의 중심이다.” -에드워드 렐프 태고의 동굴 같은, 오래된 자궁 같은 방 구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에 집은 완성되었다. 아무런 짐 없이 이불 한 채만 들고 첫날밤을 맞으러 집에 갔다. 낮은 흙돌담 안에 작고 단아한 집이 있다. 나무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흙 마당이다. 아직 나무 한 그루 심기지 않은 신생의 마당이지만 지는 햇살이 가득 들어와 있다. 마당을 한 바퀴 돈다. 마을 어디선가 나..
우리는 동등한 위치에서 연애할 수 있을까?⑨ 연애의 각본 ※ 2016년 는 새로운 페미니즘 담론을 구성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젊은 여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청년여성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습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페미니스트 이성애자 여성의 연애 “어떤 사람과 처음 연애를 하는지에 따라서 이후 연애 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것 같아.” 이렇게 말한 친구는 자신이 처음 만난 연애 상대가 좋은 사람이었으며, 그를 통해 연애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나는 20대 여성이자 페미니스트이며 헤테로(hetero-sexual; 이성애자)다. 대학에 들어 와서 처음 페미니즘을 공부했을 즈음에, 나의 첫 연애도 시작됐다. 그런데 연애는 나에게 있어서 쉽게 풀 수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