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찮은 그녀들의 이야기] 콩쥐팥쥐 는 누구나 알지만, 널리 알려진 것은 ‘못된 계모에게 구박을 받던 착한 콩쥐가 감사(원님)에게 시집가서 잘 살았다’는 줄거리뿐이다. 그 때문에 재혼가정에 대한 편견과 결혼에 대한 그릇된 환상을 심어주는 이야기로 지목되곤 해왔다. 그런데 이런 섣부른 낙인은 이야기의 속살을 가리며 오히려 왜곡을 고착시키기도 한다. 구술채록본들은 콩쥐라는 한 아이가 강인한 여성으로 자라,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끝내 생존하여 세상을 향해 발언하는 과정을 공들여 그리고 있다. ▲ 구술채록본들은 콩쥐라는 한 아이가 강인한 여성으로 자라,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끝내 생존하여 세상을 향해 발언하는 과정을 공들여 그리고 있다. (이미지: pixabay) 전북 정읍군 소성면 두암리 이씨가 1918년에..
모빌: 연결의 감각으로 잡는 균형 그동안 사물/객체/대상으로 인식되어온 여성과 오브젝트의 만남은 우연하고 필연적이다. 앞으로 연재할 글들은 여성과 오브젝트가 연결되고 욕망하고 합일하고 분열되어 결국 각각 아름답게 존재하게 되는, 세계가 잠시 오작동하는 순간들의 재구성이 될 것이다. 둘 사이에는 뚜렷하게 실감되는 슬픈 힘이 있다. ▲ 모빌: 연결의 감각으로 잡는 균형 (출처: 플리커) 여성과 오브젝트: 모빌(mobile) 친구가 아이를 낳았다. 한 몸이었다가 둘이 된 각각이 모두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 순간에 나는 막 창문을 열던 참이었다. “딸이야.”라는 말과 함께 순한 바람이 불었다. 딸이구나. 창밖 멀리 시선을 두는데 목이 잠겨왔다. 하늘이 맑았다. 한 생명의 세계가 시작되는 초침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