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끼리 뭐해요?”② 세 여자의 동거 ※ 2016년 는 새로운 페미니즘 담론을 구성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젊은 여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청년여성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여자 셋의 동거, 실상과 상상 사이 동생과 함께 자취한 지 칠 년째다. 둘이 산다는 것은 심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혼자 사는 것보단 낫지만, 월세를 올려 달라는 주인집의 급작스러운 요구를 감당해야 할 때는 두 사람이 힘을 합해도 충분치가 않다. 그것이 계기가 돼 올해 동거인을 한 명 더 들였다. 마침 혼자 살 방을 구하고 있던 동거인의 욕구와 내가 사는 집의 월세 인상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로써 여자 셋이 살게 됐다. 셋이 되고 보니, 방이 두 개..
완벽한 페미니스트가 아니어도 좋아록산 게이의 를 읽고 ※ 필자 김혜림 님은 땡땡책협동조합과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입니다. -편집자 주 해방감을 주는 ‘나쁜 페미니스트’ 선언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알기도 전에 나는 꼬마 페미니스트였다. 어쩌면 그건 부모님 말씀을 너무 열심히 듣고 책을 너무 진지하게 읽은 탓일지도 모르겠다. 세 자매 중 첫째인 나에게 부모님은 남자애들보다 더 뛰어나기를, 대학에 진학하여 훌륭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바라셨다. 학교에서도, 책에서도 남녀는 평등하며 여자도 남자만큼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열렬하게 그 말들을 믿었기 때문에, 여자아이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남자아이들보다 공부를 잘하지 못할 거라는 말에 –심지어 그 이유라고 내세운 게 여자는 생리를 한다는 거였다- 분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