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털어놓는 말, 외모 콤플렉스 바람을 두려워하는 나 나는 바람을 싫어한다. 바람이 불면 머리가 날리니까. 머리가 날리면, 내 얼굴형이 적나라하게 보이니까. 미인의 조건이라는 ‘계란형’과 내 얼굴형을 비교하게 된 때부터(아마도 초등학교 5학년부터) 내 이마는 앞머리로 단단하게 덮여있었다. 이마가 넓은 데다가 아빠를 닮아 푹 파인 M자형이고 평평하기까지 해서, 바람이 불면 넓은 M자 이마가 훤칠하게 드러난다. 초등학교 때 같은 반에 ‘황비홍’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이마가 동그랗게 넓어서 매일 놀림을 받았는데, 나는 그 친구가 부러웠다. “너는 그래도 동그란 이마잖아, 나는 M자야” 라는 말로 의도치 않게 친구를 위로하기도 했다. 내 M자 이마를 미워하다 보니, 나에게 M자 유전자..
가난은 여성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여성빈곤이 드러나지 않는 이유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완두님은 ‘동행동’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동행동’은 여성들이 처한 현실과 연대의 순간을 기록하며, 일상의 실천과 변화로 페미니즘을 만나는 모임입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나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두 비혼 여성과 서울에서 살고 있다. 자매인 두 여성 중 디자이너인 A는 집에서 1인 사업을 하고 있고, B는 여러 번 이직을 하다가 현재는 틈틈이 들어오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며 몇 개월 째 구직중이다. 나 역시 현재는 정기적인 소득이 없는 상태다. ▶ 우리집 공용 달력: 생활비를 절약하려고 일자별 현금 1만원을 달력에 붙여놓고 해당 날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