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빛 세상, 흑백 안경[머리 짧은 여자, 조재] 젠더 이분법 뛰어넘기 ▶ [무지개빛 세상, 흑백 안경] ⓒ머리 짧은 여자, 조재 타로 상담을 할 때 가장 으뜸인 주제는 바로 ‘연애’다. 질문은 대부분 거기서 거기다. 상대가 없으면 연애 상대가 언제 나타날지 궁금하고, 상대가 있으면 자신에 대한 상대의 마음이 궁금하다. “만나는 분이 있으세요? 호감 가지고 있는 상대가 있으세요?”그도 없다하면 “언제쯤 연인이 생길지 궁금하신 거네요!” 그렇게 타로를 펼치고, 대화를 이어간다. 나는 주로 손님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손님의 연애 대상은 ‘상대’ 혹은 ‘연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간혹 너무 자연스럽게 ‘여자친구’, ‘남자친구’ 같은 호칭이 튀어나와 아차! 싶을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내 앞..
‘남자에게 맞지 않는 세상’은 가능할까?[이가현의 젠더 프리즘] 아빠 없이 살기로 하다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이가현님은 불꽃페미액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나는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실시하는 성폭력 전문상담원 교육을 받고 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성폭력에 대한 상담을 많이 요청해왔기 때문에 도움이 되고자 참여 신청한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교육을 받다 보니, 내가 겪은 문제에 대한 감정과 감각들이 먼저 올라오기 시작했다. 교육 초기, 가정폭력과 관련된 동영상을 보면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고 강의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졌다. 지난 날 아빠에게 마구잡이로 맞았던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있었고, 그 날 봤던 동영상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