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이야기 다시 읽기: "진작에 알았더라면…" 어제는 모처럼 TV 앞에 앉아서 고구마순 껍질을 벗기며 채널을 요리조리 바꿔가며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몇 년 동안 TV시청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별별 프로그램이 다 있었다. 그 중 아주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 것을 이야기하자면, 남녀관계와 성문화라고 하겠다. 이라는 영화를 얼핏 봤더니, 남녀가 공히 전라가 되어 섹스를 즐기는 장면을 엉덩이 부분만 희미하게 처리한 채 공공연하게 방영하고 있었다. 이런 장면을 스무 살 안팎의 젊은이들과 부모가 같이 보게 된다면 아무래도 좀 그렇겠다 싶다. 아우성(아름다운 우리들의 성)으로 일약 성문화의 스타가 된 구성애씨가 나오는 어떤 프로그램도 보았다. 거기선 포르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결혼 초년생부터 15년 된 주..
[독자위원칼럼] ‘여성의 노출’을 바라보는 십대들의 시선 서영미 “선생님, 질문 있어요. 왜 여자애들은 그렇게 짧은 반바지를 입어요?” “여자애들이 핫팬츠 좀 못 입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이게 도대체 무슨 문제란 말이지? 최근 들어 두 번이나 받은 질문이다. 고등학교 청소년 남자 아이들을 만났을 때 한번, 그리고 초등학교 남자아이들과 교육하면서 한번. 성장기 자신의 몸의 변화나 성관계, 임신/출산에 관련한 질문들이 대부분인 편이라 이 질문이 유독 기억에 남았다. 같은 반 여자아이들이 핫팬츠를 입지 말았으면 좋겠다니 이 무슨 말인가? 뜬금없는 질문이 궁금해 스무고개 하듯 계속해서 질문을 주고받으며 질문한 의도를 파악하려 애썼다. 질문자는 한 명이었지만 반 아이들 모두가 동의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