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딸을 만나러 가는 길 (2) 지난 일기장 썰물처럼 머릿속에서 하루를 쓸어내고 나면 꽉 차게 안기는 딸아, 엄마는 길을 걸을 때도, 공부를 할 때도 네 생각을 하지. 그럴 때면 마치 돌부리에 채여 넘어질 때의 아픔과 당혹스러움처럼 가슴이 아파. 너에 대한 그리움은 나팔꽃처럼 자라 나의 상념 속에 꽃이 피고, 오늘도 네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우리 아가에게 작은 새가 되어 찾아갈까? 네 꿈속에라도 머물 수 있다면 너를 만날 수 있다면……. 일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일기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되어 있다. 아이를 보낸 바로 그 다음 날부터 나는 밤마다 일기를 썼다. 그렇게 5년 동안 쓴 일기장 보퉁이를 끌고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고, 거기서도 한 일 년쯤은 더 썼던 것 같다. 그러나..
뜨거운 감자, 어떻게 먹나요? *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진형민) 말레이시아 페낭② 말레이시아 페낭(Penang)에 한달 머물 숙소를 구하면서 내가 양보할 수 없었던 딱 한 가지 조건은 부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세 아이 키우며 직장 다닌다는 핑계로 집안은 언제나 막 이사 온 것처럼 어수선하고 밥 해먹는 일도 건성건성 요령 피우기 일쑤였다. 하지만 난 원래 밥상 차리는 일을 좋아했었다. 쌀 씻어 밥을 안치고 조물조물 반찬을 장만하는 일은 얼마나 재미나는 놀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