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만나러 가는 길 (13)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딸을 다시 만난 건 14년만이었다. 그리고 딱 한 번을 더 만났을 뿐이다. 아이를 만난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고, 딸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정리도 채 하지 못하고 있던 바로 그때, 아이는 내게 편지를 보내왔다. 앞으로 나를 만나고 싶지 않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그녀는 이 편지에 ‘엄마는 나를 데려가려고 할 것이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또 엄마가 아니라면 외갓집에서…….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안 이상 더는 만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나는 지금 가족과 정이 들었고 그들을 더 사랑한다’고 썼다. 또 만약, 자기를 자꾸 데려가려고 한다면, 엄마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엄마는 자기를 포기했지만 지금의 엄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다] 딸을 만나러 가는 길 (3) 엄마 미치는 꼴, 보고 싶어? 내 결혼관계가 이혼을 향해 치닫자, 다른 가족들까지 얽혀들면서 더 많은 비루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냉정하면서도 예의를 지키며 남편과 시댁식구들을 대한 아버지와 달리,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남편을 망신시키고 시어머님께도 험한 말을 입에 담으며, 화해할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간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이혼만은 안 된다며. 한 쪽에서는 친척어른들은 물론, 이웃 아주머니들까지 동원해 나를 설득하려 했다. 한 사람과 전화로 진을 빼고 나면 이틀 뒤에는 또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모두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한 전화라는 건 묻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다. 한 번은 한 숙모님께 전화가 왔다. “여자들은 모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