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는 엄마를 낳아줄 딸이 필요하다’ 주말에 엄마가 다녀갔다(‘어머니가 다녀가셨다’는 표현보다는 감정적으로 이게 더 정확하다). 오늘 아침, 엄마는 혼자 고속버스를 탔다. 결혼한 이후 처음, 아마도 태어나서 처음일 것이다, 그런 장거리 여행은. 학교와 직장문제로 내가 집을 떠난 이후 부모님이 나에게 늘 그래왔듯이, 나 역시 그녀가 탈 좌석을 살피고 버스가 떠날 때까지 손 흔들며 서있었다. 그녀는 버스 안에서, 계속 들어가라고 손사래 쳤다. 엄마와 외할머니의 모습이 겹쳐진다. 왠지 눈물이 난다. 지난 토요일, 엄마는 외가 친척결혼식을 핑계로 서울에 왔고, 엄마 이모 나 셋이서 ‘놀았다’. 서울에 있는 이모 ‘별장’에서. 그리고 토요일 저녁에는 근처 영화관에서 를 보았다. 극중의 ‘애자’와는 다르지만 ..
‘엄마는 나를 망치지 않았어’ (이미정)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 에는 3대에 걸친 모녀관계가 나온다. 할머니는 딸이 외모에 대한 자만심을 갖게 될까 봐, 절대로 용모에 대해 칭찬의 말을 하지 않은 채 엄마를 키운다. 오히려 외모에 대한 결점을 지적하며 나무랐기 때문에, 엄마는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하며 성장하게 된다. “쟤는 왜 이렇게 안 예쁜지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는 할머니를 보면서, 엄마는 나중에 딸을 낳게 되면 절대 외모 가지고 뭐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 다짐대로, 딸이 태어나자 언제나 ‘예쁘다’, ‘어울린다’, ‘근사하다’는 말만 하며 키운다. 외모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차갑다 싶을 정도로 냉정한 말을 하지만, 외모만큼은 절대로 칭찬하는 엄마. 딸이 엄마를 이해하게 된 것은 할머니의 교육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