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교육관련 연구모임에 다녀왔다. 내가 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채식과 금연을 존중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소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모임이라, 열린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서일까? 아무튼 잘 알지 못하는 타인들이 서로의 차이-채식과 금연만이 아니라 종교적 차이, 경험의 차이 등-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가 시간을 들여 먼 거리를 이동해가며 그 모임에 참석하는 동기가 되었다. 우리는 제각기 다른 개인 낯선 사람들의 모임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의 만남에서조차 흔히 차이는 무시되기 십상이다. 모욕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의 생일을 고기집에서 축하해주는 혈연가족 이야기나, 동성애자에게 끊임없이 결혼상대자를 소개해 주려 애쓰는 친구 이야기..
[일다는 장애여성의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과 다양한 인생관을 배우는 칼럼을 연재합니다. 필자 김효진님은 의 저자이며, 장애여성네트워크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고, 지혜로운 노년을 꿈꾸는 장애여성입니다. –편집자 주] 김효진의 다른 생각: 장애가 뭐길래 천성이 그리 치밀하지 못한 탓에 차분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과는 늘 거리가 먼 연말연시를 보내곤 하지만, 올 연말은 특히나 정신 없이 보냈다. 단체랍시고 운영을 하다 보니 한해 사업을 마무리하기 무섭게 새로운 계획을 짜야 했고, 이런저런 외부활동들을 마무리하느라 12월을 딱 1주일 앞두고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활동가들의 헌신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우리네 NGO들 사정이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도 차분히 사색하는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