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함께 살기’에 대한 사색 외국에 터를 잡은 동생이 올 연말까지 이곳에 머물 예정이라며 이 땅을 찾았다. 바다를 사이에 놓고 떨어져 있으니 만나기도 어렵고, 평소 전화도, 인터넷 메일이나 채팅도 잘 하지 않아 서로 연락도 잘 못하고 지내는 편이다. 그나마 한 해 한 번씩 한 달 정도 다니러 오니까, 그때 얼굴도 보고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10대 시절에는 가족이라며 함께 어울려 지내던 동생들도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 나름의 생활을 꾸리고 있는 만큼, 나는 더 이상 그들을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좀더 각별한 친구처럼 생각할 따름이다. 핏줄로 맺어진 사이는 떨어져 있어도 ‘가족’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나의 이런 생각이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가족은 결혼, 혈..
꽤 괜찮은 우리들의 '몸' 지난 여름, 장애여성인 우리들의 ‘몸’을 주제로 해서 사진작업을 했고, 드디어 이번 주에 그 결과물을 선보이게 될 전시회를 앞두고 있다. 2009 세계장애인문화예술축제 기간 중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사진전을 열게 된 것이다. 한 여성작가의 스튜디오에서 평소 남에게 보이기 싫었던 모습을 드러내며, 어떤 이는 생각보다 자기 몸이 예쁘다며 좋아했고, 또 한 이는 그토록 심하게 휘어져 있는 자기 몸과 대면하며 당혹스러워했다. 또 평소 등에 길게 나 있던 수술자국을 두고 지네 같다던 여동생의 말 때문에 흉할 줄로만 알았던 뒷모습에 스스로 반해버린 이도 있었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클라이맥스는 저신장(LP)장애여성 세라와 지적장애여성 은혜였다. 평소 안면이 있던 세라에게 모델을 제안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