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몸’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자 건강하다는 건 어떤 상태일까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2016 겨울 학기 “질병과 함께 춤을!” 강좌를 통해 작가와 직접 만나보세요! http://bit.ly/1YcipVv “올해는 더 건강하세요.” 새해 인사로 받은 문자 메시지. 친한 지인들이 보낸 인사에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보낸 문자에도 건강하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어느 쪽에서 보내 온 것이든 꼭 내 마음이다. 올해엔 좀 더 건강해 지고 싶다. 지난해부터 건강이 많이 좋아지기도 했고, 더 이상 투병하는 삶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 부분적이지만 사회 복귀를 했다. 그랬더니 건강에 대한 염려의 말을 더 많이 듣는다. 취약..
기대에 어긋난 자식을 양육한다는 것 한 장애여성이 읽은 얼마 전 MRI를 찍기 위해 병원에 입원해야 할 일이 있었다. 2~3년마다 있는 일이라 이번에도 별 느낌 없이 입원 수속을 밞고 환자복을 갈아입는데, 옆에 있던 엄마가 한숨을 내쉰다. 엄마는 모아둔 돈을 병원비로 쓰고 있는 딸의 상황이 답답하고, 이제 나이 들 대로 들어서 중년의 딸 병원 시중을 들어야 하는 현실에 짜증이 나신 듯했다. 옆에 계시겠다는 엄마를 굳이 집으로 돌려보낸 것은 엄마가 옆 환자의 보호자와 하는 대화를 듣고 난 후였다. “난 오래 살아야 해요. 한 90살만 살아도 쟤가 60정도 되니 좋은 시설 보내놓고 가면 되겠지.” “얘 때문에 난 친구도 없어요. 그땐 얼마나 부끄럽던지,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만난 지 하루도 안 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