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살 수 있겠구나’ 낡은 한옥을 세 얻다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새로운 땅, 경주 수련원에서 알게 된 지인을 따라 두어 번 와 본 경주는 아름다웠다. 나지막한 산과 고층 빌딩 없이 확 트인 너른 벌판, 오래된 기와집과 소나무들…. 무엇보다 묘한 땅이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시내 한복판에서 문득 거대한 무덤을 만나는 곳. 시끄러운 자본의 온갖 수다스러움 한복판에서 천년의 침묵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고분(古墳)들, 그 위에 자라고 있는 키 큰 나무들. 삶과 죽음이 한 공간에 자리하고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함께 있는 땅. 인간의 오랜 문명과 역사가 세월에..
‘삶’이 나를 데려가는 곳으로 집에 이르기까지③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모든 탐험의 끝은 출발한 그 곳으로 돌아가는 것,그리고 비로소 처음으로그 곳을 아는 것 - 엘리어트 깃들 곳도 돌아갈 곳도 없는 놀랍게도 수십 년을 산, 서울 어디에도 발붙일 땅이 없었다. 가야할 곳도,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아무도 날 모르는 익명의 도시로서 서울을 좋아했지만 바로 그 이유로 해서 돌아갈 데가 없는 곳이 서울이었다. 해마다 오르는 전세 값은 서울의 변두리에서 변두리로 떠돌게 했다. 먼 거리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직장을 다녔다. 언제나 피곤하고 지쳤다. 이웃을 만들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