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와 고통이 맞물리는 ‘사랑의 화학반응’에 대해 사랑은 참 힘든 일입니다. 연애 말입니다. 하지만 사랑만큼의 매혹이 또 없는지라 우리는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사랑에 뛰어듭니다. 주체할 수 없이 빠져들기도 하지요. 많은 사람들은 사랑을 기다리거나 사랑을 하면서도 사랑의 유통기한에 관한 뇌 연구결과를 궁금해합니다. 또 많은 사람들은 사랑했던 사실을 망각한 채 사랑을 의심합니다. 사랑, 사랑, 누가 말했던가요. 설탕과 크림을 잔뜩 부은 인스턴트 커피 맛이 곧 사랑이라 믿는 것은 허황이겠지요. 어쩌면 직접 심혈을 기울여 뽑은 달고 씁쓸하면서도 시큼한 커피 맛이 연애의 맛에 더 가깝겠지요. 이 오묘한 맛은 사람을 사로잡기 충분한지라, 어떤 심리학자는 ‘사랑중독’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사랑이란 없는 것도 아..
출생의 비밀을 안고 사는 아이들: 영화 전쟁의 고통은 비단 죽음과 부상의 아픔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삶의 터전의 파괴, 기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익숙한 것들과의 작별. 이 모든 슬픔과 공포, 충격이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으로부터 비롯된다. 전쟁 기계에 살해당한 자들의 고통은 비록 읽어낼 수 없는 무형이지만, 고스란히 남아있는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전쟁은 인간이 창조해낸 가장 극악하고 극대화된 폭력의 정점이기 때문에, 살아남은 인간들이 떠맡아야 하는 상흔은 종종 한계 이상으로 넘어버리곤 한다. 영화는 한 무리의 여성들이 눈을 감은 채 서로에게 기대고 포개어진 채로 누워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카메라는 이 군상들을 담담하게 훑고 지나간다. 왜 그들이 거기에 그렇게 무력하게 겹쳐져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