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의 존엄사 법안이 간과하고 있는 점 일다는 국회에 제출된 존엄사 법안을 통해 존엄사 논의의 핵심쟁점 중 하나인 ‘의료집착적 행위’의 문제에 대해 짚어보는 한편,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진정성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을 살펴보고, 나아가 호스피스와 적극적 안락사에 이르는 논의를 지피고자 한다. 연명치료거부권만으로는 ‘자기결정권’ 충족 못해 이번 경실련의 존엄사 법안은 그 동안 우리 의료현실 속에서 의사나 환자가족에 의해 무시되어 온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취지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때 환자의 자기결정권이란 환자의 ‘치료거부권’, 즉 ‘말기 및 임종환자의 연명치료 보류·중단의 권리’를 의미한다. 또 법안 적용범위를 ‘회복이 불가능하고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환자 내지 장기간의 식물인..
희생자 전시나 정치적 놀음에 그치지 않도록 얼마 전 자동차를 타고 가던 중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뒤에서 갑자기 어마어마한 소음이 들려왔지요. 백미러로 뒤를 보니 망가진 승용차 한대가 도로한가운데 서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멀어지면서 그 차는 점점 작게 보이다가 결국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탄 차와 부딪혔을지 모르는 아찔함에 가슴을 쓸어 내리다가, 한 순간 부딪혔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 갑자기 내게 고통이 닥쳐왔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 그리고 어느 한가한 오후에 고통이 닥쳐왔을 사고당사자를 생각하다가, 결국 그도 언젠가 고통을 피해간 저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왔지요. 매 순간 이렇게 누군가는 고통을 피해가고, 누군가는 마치 운명인 마냥 고통에 맞닥뜨려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