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진리는 알아도 페미니즘은 모른다?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시작하며 ※ 예술가 홍승희 씨의 섹슈얼리티 기록 “치마 속 페미니즘” 연재가 시작됐습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인도에서 반 년 간 지내면서 만나게 되었던 한국인 커플이 있다. 인도로 함께 여행을 올 만큼 가치관, 세계관, 취향도 비슷해 보였던 그들은 보고만 있어도 훈훈한 커플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몇 주 후 여자 친구였던 ㄱ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ㄱ은 얼마 전 남자친구와 이별했다고 한다. ‘여성혐오라는 표현은 극단적이야’, ‘나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혐오한 적 없어.’ 이런 발언을 하는 남자친구였던 그는 겉으로 보기에 참 창의적이고 재기발랄하고 좋은 사람 같아 보였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힘도, 필요..
고슴도치를 품은 건 누구일까 페미니스트 딸과 아빠의 대화 ※ 춘천에서 인문학카페36.5º를 운영하는 홍승은 씨가 기존의 관념과 사소한 것들에 의문을 던지는 ‘질문교차로’ 칼럼을 연재합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며칠 전 아빠가 카페에 왔다. 거의 6개월 만에 보는 얼굴. 서로 춘천에 있으면서도 아빠와 나는 잘 만나지 않는다. 아빠도 어색한지 나를 보며 머쓱하게 웃었다. 6개월 전, 내가 겪었던 성폭력과 낙태, 동거 경험을 글로 썼을 때, 아빠는 창피하게 왜 그런 글을 올리느냐고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그 이후로 유일한 연결고리였던 메시지도 차단해서 한동안 아빠와 소통할 수 없었다. 나를 보며 웃던 아빠는 이내 볼멘소리로 말을 건넸다. “너는 왜 자꾸 아빠 나쁜 점만 글 쓰냐? 내가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