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페미니스트’들이 만들어가는 열린 공동체[페미니스트의 책장] 백소영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 페미니스트에게 기독교는 불편한 존재다. “낙태죄 폐지”에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유명 교회들, 퀴어퍼레이드의 앞을 가로막으며 “사랑”을 노래하는 세력, 교인들의 생애 전반에 대한 가부장제-이성애 중심적 개입. 그래서 페미니즘 행사에서 종교와 관련한 주제가 화두에 오르면 ‘탈기독교’ ‘탈교회’ 이야기를 으레 듣곤 했다. 페미니스트들이 꺼내놓은 다양한 담론과 경험담 안에서 교회는 언제나 걸림돌이자, 뛰어넘어야 할 크고 두꺼운 벽이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그래서 어떤 페미니스트는 신앙을 버렸다. 또 누군가는 의식적으로 잊어버리고 산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혼자만의 예배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누군가는..
“한국에서 이혼서류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몽골 여성들의 ‘끝나지 않은 이혼’ 몽골을 방문해서 한국인 남편과의 결혼으로 이주했다가 다시 귀환한 일곱 명의 귀환 이주여성들과 한 명의 자녀를 인터뷰하였다. 이 여성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에게는 ‘법률상으로 이혼’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는 게 시급한 문제였다. 몽골에 다시 돌아와 산 지도 꽤 오래되었는데, 이 몽골 여성들은 ‘법적으로 아직도 한국 남편과 이혼이 끝나지 않아서, 법적으로 이혼이 종료’되는 것을 원하고 있었다. 서류상으로 이혼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몽골에서 살아가는 데 곤란을 겪고 있는 N씨의 사례를 중심으로 귀환 이주여성들이 처한 상황을 살펴보기로 하자. ▲ 우리 조사팀은 귀환 몽골여성들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몽골국가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