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하는 그런 일도 제대로 못해?” 중소기업 사무관리 담당자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경험을 토대로 ‘일’의 조건과 의미, 가치를 둘러싼 청년여성들의 노동 담론을 만들어가는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www.ildaro.com 총무, 경리, 살림꾼…내 이름은 여러 개 우리 회사는 직원 수가 열 명 남짓한 소규모 중소기업으로 외국에서 상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일을 한다. 수입에서부터 판매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다 보니 직원 수에 비해 일이 많은 편이다. 나는 돈과 관련된 재무 전반을 보며, 각종 사무를 처리하고, 급여 및 인사 관리를 하고, 상품의 판매량과 재고량을 정리하고, 사무실 청결 및 유지 보수를 맡고, 직원들이 각자의 업무에 매진..
잔인한 국가의 민낯을 고발하는 ‘밀양아리랑’ 가 기록한 진실 올해 1월과 2월, 송전탑 반대 싸움을 하고 있는 밀양주민들의 구술기록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밀양에 세 차례 방문했다. 기록노동자, 작가, 인권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열다섯 명의 기록자들은 열일곱 명의 밀양주민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더듬어가며, 밀양 송전탑 반대싸움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책이 (오월의 봄, 2014)이다. 보라, 한국전력이 무엇을 빼앗으려 하는지 ▲ (오월의 봄, 2014) 기록자들이 주목했던 것은 무엇보다 주민들의 ‘삶’이었다. 송전탑 싸움이 밀양주민들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제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열일곱 주민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먼저, ‘땅’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