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처벌보다 모멸이 두려웠을 것이다 [내가 만난 세상, 사람] 함정수사로 죽은 성판매여성을 애도하며 ※ 너울 님은 수기를 쓴 저자입니다. 티켓다방에서 일하게 된 지혜 이야기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기에 뜬 이름에 고마운 마음이 먼저다. 걱정하고 있었는데, 전화를 한 것을 보니 잘 지내고 있었나 보다. 지혜(가명)가 잘 지내고 있었다고 느끼는 것은, 그 아이가 항상 어려운 시기를 혼자서 넘기고 조금은 견딜만해졌을 때 전화를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 연락이 없으면 힘들지 않은지 염려하게 되는 아이. “선생님, 저 서울 가요!” 전화기를 타고 밝은 젊음의 기운이 훅하고 넘어온다. 스물한 살. 예쁜 나이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기엔 서투른 나이다. 그래도 작은 일에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젊음의 기운에 나도..
글로 먹고사는 행운이 내 것이 아니라해도 영어 과외로 생계를 꾸리며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먹고 살기 위한 일은 사람을 정말 병들게 할까? 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 한 권 있다.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현암사, 2014)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서른 살의 백수 ‘다이스케’다. 그는 고등교육을 받았지만 일을 하지 않고, 매달 부자인 아버지로부터 생활비를 타 쓰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는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캥거루족’, 혹은 속된 말로 ‘부모 등 쳐먹고’ 살아가는 ‘밥버러지’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건 그가 이렇게 ‘놀고’ 있는 게 딱히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