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순의 여성이 세상에 내놓은 첫 작품 인간이 가진 이성, 감성, 감각으로 얻어내고 발견하는 새로운 지식이 인류의 진보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믿었던 한 요리사가 있었다. 때는 15세기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다. ‘지구가 둥글고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자연현상을 발견하고도 막강한 교회권력이 두려워 입을 조심해야 했고, 기존 권력과 새로운 지식과의 충돌이 일어날 때였다. 종교권력이 통치하던 그 시대는 진실과 진리가 무엇인지 갈구하고, 새로운 지식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가혹한 형벌이 따르는 암흑 같은 시대였다. “인간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단다. 하지만 인간이 쉽게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건 자신을 믿지 않기 때문이야. 교회가 사람들을 양떼라고 부르는 건 바로 ..
재니스 조플린과 미셀 엔데게오첼로 지구상의 모든 존재들이 그렇듯 인간 또한 본질적으로는 자신에게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존재 같아요. 태어날 때 붙여지는 이름부터, 살면서 늘어나는 정체성의 이름들까지…. 누군가 직업이나 학력, 출신지역을 묻기도 전에 제게는 다양한 차원에서 비롯되는 많은 이름들이 주어져 있지요. 아니 어쩌면 이름 자체보다는 거기에 담겨있는 내용들이 미리 앞서서 저를 규정하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붙여진 이름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나는 여자 혹은 남자이지만, 백인 혹은 아시아인이지만, 어떤 계급 출신, 어디 사람이지만 그게 내 전부를 설명하는 건 아니라고, 일상대화 속에서도 끊임없이 호소하잖아요. 낯선 집단의 대표적인 특징들을 이해한다는 건, 관계를 맺는 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