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의 연극인 이미라씨 “피곤하죠? 어떡하나, 집에 가서 푹 쉬어야 할 시간인데.” 야심한 시간, 몇 일 후 있을 공연 리허설을 마치고 녹초가 되어 나온 배우를 인터뷰하는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하지만 이미라(35)씨는 하루 종일 연습을 하고도 어디서 또 에너지가 생겨난 것인지, 눈빛을 빛내며 진지모드로 인터뷰에 응했다. 연극을 처음 만난 그 때 “처음엔 영화를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땐 배우를 좋아했다가, 중학교 올라가면서는 영화가 너무 좋았어요. 매일 영화를 보러 다닐 정도로. 그땐 감독이 되고 싶었어요. 중학교 땐 외고에 가서 할리우드에 가고 싶었는데, 못 갔죠. 그러다 대학에서 연극을 처음 하게 된 거예요. 연극동아리가 아니라 과 행사에서 1학년 때 연극을 하게 됐는데, 되게 재밌더라고요.” 고등..
아침에 창문을 열어도 이젠 춥기보다는 시원하게 생각되는 계절이 되었다. 어제 아침, 활짝 창문을 열어놓고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는데 아파트 단지 바로 옆 초등학교에서 마이크가 켜졌다. 학교 담장을 타고 음악과 함성과 구령소리가 뒤섞여 들려오기 시작했다. “맞아, 아이들이 오늘 운동회라고 했지!” 다른 소음들처럼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도리어 나도 한번 나가보고 싶은 마음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할 일을 쌓아 놓고 갈 수 없다고 핑계를 대 보지만, 운동회를 하는 아이도 없고, 누구한테 초대를 받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그곳을 기웃거릴 수 없다는 게 더 솔직한 이유다. 그러고 보면, 운동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난생 처음 느끼는 감정인 것 같다. 나는 초등학교 6년 내내 단 한번도 운동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