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로 내려간 둘란 언니 이야기 “내가 이런 곳에 살았던 적이 있었나… 싶네.” 오랜만에 일이 있어 서울에 올라온 둘란 언니와 홍대 앞을 걷고 있었다. 밀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느린 걸음으로 피한다고 피하면서 둘란 언니가 흐흐 웃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서 대학 다니고 잡지사 기자로, 홍보회사 카피라이터로 뾰족구두 또각또각 소리 내며 걸었던 생활이 10년이 넘었으니, 지금 생활은 그로부터 너무도 까마득해 웃음이 날 정도긴 하다. 10년 전과 지금, 바뀐 삶터와 세계관 둘란 언니는 충남 홍성에 산다. 남편이랑 아들 둘이랑 같이. 그런데 이 남편 만난 사연이 각별하다. 서울깍쟁이 다 된 둘란 언니가 잡지사 기자로 있을 때, 서산에 어떤 화가부부를 취재하러 갔더란다. 달려 들어가고 싶을 만치 멋진 ..
“선생님! 거북이는 100년도 더 살지요?” 동물의 생존권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뜬금없이 거북이 이야기를 꺼낸 아이는 승찬이었다. 맥락을 놓친 질문에 속으로는 좀 놀랐지만, 난 태연하게 농담을 덧붙여가며 질문을 받아주었다. “그래! 200년도 더 사는 거북이도 있대! 선생님네 거북이도 벌써 10살이 됐는걸!” “선생님네 거북이가 어디 있어요?” 눈이 동그래져서 민규가 묻는다. 그도 그럴 것이 1년도 넘게 드나들었지만, 한번도 본적 없는 거북이 이야기에 놀랄밖에. 그러나 분명 나는 거북이를 키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는데, 민규가 주의 깊게 듣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야! 너는 그것도 몰라! 목욕탕에 선생님이 키우는(!) 거북이 있잖아!” 수빈이와 현지가 민규의 놀람에 어이없어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