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비밀은 있다 누구에게나 쉽게 말할 수 없어 마음에 숨겨둔 일이 하나쯤은 있다. 그들 중 어떤 비밀은 가까운 친구나 애인, 가족에게도 토로하기 힘든 감정으로 채워져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은 낫지 않는 상처처럼, 망상적인 자괴감처럼, 갑작스런 자각처럼 ‘버라이어티하게’ 우리의 깊숙한 곳에 불씨를 남겨 꺼지지 않는다. 하나의 감정으로 규정할 수 있다면 차라리 속이 편할 텐데, 우리는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자신이 겪고 느낀 일에서도 더러는 혼란을 느끼는 것이다. 왜 그래야만 하는 걸까? 몇 해 전 나는 떠올리기 싫었던 어떤 종류의 기억들을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생애 최초의 기회를 얻었다. 그것은 우연하게 나온 여자들 사이의 수다거리였는데, 크고 작은 성적 폭력들에 관한 것이었다. 알고 보니 우리에게..
(길찾기, 2008.01)의 작가 전정식은 다섯 살 때 벨기에로 입양됐다. 만화는 해외 입양된 작가의 자전적 삶을 토대로 한다. 노란색 앞표지에는 입양 당시의 서류가, 뒷표지에는 이름과 번호가 함께 박혀있는 그의 어린 시절 사진이 실려 있다. 만화는 전체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배고픔에 지쳐 서울의 어느 거리를 헤매던 다섯 살 어린 나이의 기억과 고아원에서 벨기에로 입양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른 새로운 가족과의 만남이 섬세하게 나열된다. 2부에서는 입양인이라는 정체성 고민, 주변 입양인과의 관계, 친구들의 비극적인 자살, 한국에 대한 이끌림 등이 묘사되어 있다. 생모=‘한국전쟁+가부장제+모성’ 그리고 해외입양 어린 시절의 화자와 마흔 두 살이 된 화자의 목소리는 때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