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전 (Ra-Wilderness)展 전시장에 들어서면 따뜻한 샤이(아랍식 홍차)를 권하는 ‘나눔문화’ 연구원들을 만나게 된다.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듣기 원하면 언제든 설명을 해주는, 오후 3시부터는 카메라를 잡았던 시인이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관람객을 위해 휴관 일도 없이 매일 저녁 9시까지 열려있는 이 전시는 정말 친절하다. 박노해 시인(‘나눔문화’ 이사)이 1999년부터 10년 동안 분쟁지역을 다니며 기록한 사진들을 처음으로 나누는 (Ra-Wilderness)展은, 사진 하나하나마다 시인의 글이 함께한다. [지상에서 가장 슬픈 비밀공연 Al Qamishli, Kurdistan, Syria, 2008] 한밤 중, 번득이는 비밀경찰의 눈을 피해 흐린 불빛 속에 벌어진 쿠르드 아이들의 전통공연...
일다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언 땅에서 함께]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금원산 정상에서 골바람이 불어온다. 정수리로 들어온 바람을 어금니로 물었다. 바람을 삼키지 않은 체 한 걸음 한 걸음 걸었다. 털신 밑에서 오도독 눈 깨지는 소리가 난다. 일부러 녹지 않은 눈길을 밟았다. 읍내 나가는 이장님 차를 얻어 타고 딸과 목욕탕엘 다녀오는 길이다. 하루 네 번 운행하는 버스 차 시간을 놓쳤다. 다음 차 시간에 맞추려면 한 시간을 길바닥에서 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