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춘신의 생활문학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뭐 먹고 살래] 그는 없다. 작년, 감자 심을 때 저 세상으로 갔다는 그의 흔적 위에 내가 산다. 허물어지는 흙 담과 쥐 굴로 연기가 폴폴 새 나오는 아궁이에 장작을 밀어 넣고 불 냄새를 맡는다. 마당 가득 연기가 퍼지니 구름 위에 뜬 집이 된다. 구름 한가운데 섰다. 마당 입구에 서있는 매실나무를 확인하고 집 뒤란을 돌아 대나무 숲을 끼고 걷는다. 이곳에 살면서부터 마당 앞길보다는 집 뒤로 돌아 걷..
박김수진의 인터뷰칼럼 ‘Over the rainbow’ : 언니로부터 온 편지 지난 번 엄마를 인터뷰했던 그대로 언니에게도 처음으로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레즈비언인 동생을 둔 언니의 심정’을 들어보고 싶었던 것이죠. 전화를 걸어 언니에게 인터뷰가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더니 매우 흔쾌하게 허락해주었습니다. 언니와 저는 다섯 살의 나이 차가 있지만, 마음의 거리에는 별 차이가 없는 사이 좋은 자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니는 매사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편이어서, 어려운 일이 있어도 언제나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훌훌 털어버리고 즐겁게 생활하는 멋진 여성입니다. 언니의 발랄함과 톡톡 튀는 개성은 가끔씩 주위사람들을 놀라게도 하지만, 언니는 함께 있으면 단 한 순간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도록 하는 귀여움과 위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