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 버스정류장] “가장 행복한 날들을 위한 산책” ※ 경북 상주시 함창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카페 버스정류장”.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머무는 이 까페의 문을 연 박계해 님은 저자입니다. 이번 칼럼은 4월호에도 실렸습니다. www.ildaro.com ▲ 카페 버스정류장에서 3월 22일부터 열린 전시회 포스터. © 박계해 이른 아침, 푸짐한 햇살과 산들바람이 전날의 비로 인한 눅눅함을 부지런히 걷어내고 있었다. “날씨가 한 부조 하네!” 감나무 위에 올라가 전지를 하던 옆집 아저씨가 덕담을 건넸다. 나는 정운이 어제 퇴근길에 직접 배달해 온 네 개의 화분을 현관 입구에 늘어놓으며 또 다시 키득키득 웃었다. 화분에는 축하메시지가 적힌 리본이 매달려 있는데, 각각 ‘희양분교 참교육 학부모회’, ‘희양..
바다 돌꽃은 시들지 못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국가 원수라는 자의 ‘위로’마저 연출된 것이라는 논란을 접하며 입안이 바싹 마른 날입니다. 누가 물어왔습니다. 참 잔인한 봄인데 어찌 사냐고. 눈 뜰 때 눈 뜨고, 밭에 가면 밭일을 하고, 풀이 크면 베어주고, 먼지가 쌓이면 털어주고, 사람들을 만나면 얘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산다 했습니다. 잔인한 봄이라 해도 나고 자라는 것들은 여전하다 했습니다. 가슴으로야 하늘 끝이고 땅 끝인데 그 다음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피어오릅니다. 차분히 보고 또 보아 진짜배기에서 분연히 일어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바다 돌꽃은 시들지 못해 저 바다에 돌꽃을 피워놓았다. 피든 지든 두둥 떠오를 일 없겠지. 깊이가 다할 때까지 내려가다 가다 툭- 닿는 데가 바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