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빛을 따라가는 환희의 질주 영화 ▲ 영화 포스터 종이로 빚어진 달은 빛을 발하지 않는다. 진짜 달과 똑같은 모양으로 오려져 하늘에 붙어있을 지라도 그것은 허상일 뿐이다. 그러나 손을 뻗어 직접 그 허상을 그려볼 수 있다면, ‘종이 달’이 사라지기 전까지 한동안 바라보며 빛에 취할 수 있다면, 그 게임은 시작해 볼만 하지 않을까.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미야자와 리에(우메자와 리카 역) 주연의 영화 은 버블시대의 호황이 가라앉은 1996년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 가정주부이면서 은행의 계약 사원으로 일하던 리카는 우량 고객인 노인을 방문했다가 그의 대학생 손자인 고타(이케마츠 소스케)를 마주하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려 육체적인 관계를 맺고, 리카는 그에게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노..
여름엔 로제 와인인데 매력적인 로제 와인의 세계 여름이 이제 떠나려고 한다. 매미 소리도 하루가 다르게 잦아든다. 아직은 낮이 무덥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지난 가을이 떠오르는 바람이 분다. 어떤 날은 조금, 어떤 날은 아주 많이. 계절마다 으레 찾게 되는 음식이 있다. 무더운 여름엔 더운 기운 쓱 밀어내는 무심한 콩국수 한 그릇이 최고다. 여름에 마시기 좋은 와인은 드라이 로제다. 왜? 섹시하니깐. 여름날 마시기에 레드는 너무 걸죽하고 화이트는 밋밋하다. 로제는 알쏭달쏭 야릇한 여름 밤 애인 마음속 같다. 여름에 마시는 와인으로 드라이(달지 않은) 로제를 꼽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색도 곱고, 가벼운 향도 매혹적이다. 무엇보다 알코올 농도가 낮은 편이라 다른 와인만큼 취하지도 않는다. 뭐, 취하려고 술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