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과 산 사람 장례식장에서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올해 들어 세 번째 지인의 아버지 부고 소식이다. 이번에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의 부친상이었는데, 우리 셋은 일러스트레이터 선생님의 제자로 조문하게 되었다. 대부분 장례에 참석할 때 그렇듯이 병고로 돌아가셨는지 사람들이 ‘호상’이라고 부르는 죽음이었는지 궁금했지만, 많은 조문객들로 인해 고인의 삶에 대해서나 죽음에 대해서나 어떠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매우 반듯해 보이는 영정 사진의 느낌과 썰렁하지 않았던 상주들의 자리를 보니, 짱짱한 기개 한 번 꺾이지 않고 사셨던 ..
폭력을 재현하는 ‘다른’ 방법을 보여주는 영화레니 에이브러햄슨 연출작 ※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굿모닝 램프’, ‘굿모닝 식물’, ‘굿모닝 달걀뱀’. 이 날 부로 다섯 살이 된 잭(제이콥 트렘블레이)은 방 안에 놓인 담요, 옷장, 심지어 변기에게까지 차례로 아침 인사를 건넨다. 조이(브리 라슨)의 주도 하에 이루어지는 양치 연습도, 케이크 굽는 것도, 한 쪽 벽면에 몸을 대고 자라나는 키를 표시하는 모습도, 별 탈 없이 평범한 일상의 시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 얼굴이 유난히 창백하다는 사실이나 비타민을 따로 섭취해야 하는 이유를 곱씹어보지 않는다면 말이다. ▶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의 영화 엠마 도노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아일..